갖은 핑계를 대며 오랜 기간 젊음을 낭비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핑계로 대학교 휴학 1년, 곧바로 취업할 자신이 없다는 핑계로 떠난 워킹홀리데이, 한국에 돌아오니 두 배로 더 자신이 없다는 핑계로 무작정 시작했던 대학원 과정. 석사로 졸업장을 손에 쥔 후로도 1년. 나는 여전히 취업하지 못했다.
장래 희망을 적거나, 자기소개서를 쓸 때마다 정말 힘들었다. 저마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 힘들다는 고민과, 지원동기가 800자가 넘어가서 줄여야만 한다는 한숨 소리를 듣는 것은 공감하기 힘든 일이었다. 나는 꿈꿔오던 장래 희망이 없었고 부모님과 학교가 시키는 대로만 공부했다. 진취적인 성향이 아니었고 무언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도 않았다. 왜 그랬을까?
나는 무지했다. 1만여 개가 넘어가는 직업 중에 알고 있는 것은 100여 가지도 되지 않았고, 그마저도 관심 있는 직종이 아니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라는 주변의 압박과 내면의 목소리에 자꾸만 주춤하게 됐다. 그렇게 방황하며 나의 상황을 본체만체했다.
4개월. 10인 이하 구성원의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있었다. 바게트 부스러기만큼 작고 적은 시간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나에겐 크나큰 전환점이었다. 브랜딩과 콘텐츠를 만들며 UXUI 디자이너분과 짝꿍처럼 붙어 있었다. 당시에는 웹 페이지를 구상하고 그려보고 완성되는 일련의 과정들이 단순히 재미있어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임금 체불 이슈로 퇴사했다.
또 방황하게 될 줄 알았지. 아니! 그 후 몇 개월을 UXUI 도서, 아티클, 유튜브 무료 강의, 유데미 유료 강의에 빠져서 살았다.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렸고 흘러가는 시간이 아쉬웠다. 머리에 전구가 켜진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찾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스물하고도 몇 해의 방황 끝에 겨우 몇 개월 만에.
몇 개월의 이론 공부가 끝나고 시작한 '나 홀로 클론 디자인'을 하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며 수준 높은 과정을 원했다. 같은 고민과 흥미를 가진 커뮤니티가 필요했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했다. 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은 부트캠프였다. 후회할 것이라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난 확신했고 간절했다.
많은 부트캠프 중에 패스트캠퍼스를 고른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인지도가 높고, 커리큘럼도 그럴싸해 보이는데 마침 모집 마감 일주일 전'.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작성하여 제출했다. 자기소개서 세 문항 정도의 질문에 답을 써서 제출해야 했고 서류 합격이 되면 비대면 녹화 면접을 진행했다. UXUI 디자이너의 역량, 어려움을 해결했던 경험 등의 질문이었는데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흔들리는 내 동공과 버벅거리던 움직임만 선명하다. 한 문항당 주어지는 두 번의 기회 덕분에 그나마 내 뜻을 잘 전달할 수 있었다. 지원부터 합격까지 소요된 기간은 겨우 5일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 자기소개서/지원서
- 문항1. 지원 동기 및 참여 의지
- UXUI 디자이너 직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와 본 부트캠프에 지원한 동기를 작성해 주세요.
- 문항2. 협업 능력
- UXUI 디자인 부트캠프는 다양한 형태의 커리큘럼(강의, 프로젝트, 그룹스터디 등)으로 구성되어 원활한 소통 및 협업을 중시합니다.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 3개를 해시태그 형태로 나열한 후 성격, 장단점 등을 진솔하게 작성해 주세요.
- 문항3. 문제해결력
- 최근 관심 있는 웹/앱 서비스 중 한 가지를 선택하고, UX와 UI의 관점에서 개선점과 개선사유를 작성해주세요.
* 비대면 녹화 면접
- 화면에 제시되는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방식
- 학습 의지, 문제해결력 등을 묻는 3개의 간단한 문항으로 구성
- 문항별 답변 준비 시간 3분 & 답변 시간 각 2분으로 약 15분 소요
부트캠프가 시작되고 하루도 빠지지 않은 69번의 출석을 한 시점에서 작성하는 글이다. 패스트캠퍼스 부트캠프 지원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작은 정보들을 전달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블로그에 글을 발행하는 이유는 성장을 기록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나처럼 방황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혹시 이 글을 발견한 그런 누군가라면 미래를 너무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흔들리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동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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